본문 바로가기
우리이야기

아기가 선천성거대결장인 분들을 위한 글

by 앨리스이야기 2014. 1. 19.
반응형

먼저 이글을 쓰는 이유는 어디를 비난하거나 그런 글이 아닙니다. 저희 아기와 비슷한 증세를 가진 아기들과 엄마들에게 정보공유로 도움이 되기를 바랄뿐입니다. 

 

그리고 이글은 길어도 정독하시는게 도움이 됩니다.

 

저희집 넷째 아들은 지난 4월달에 태어난 이제 4개월을 갓 지난 아기입니다. 

태어날때 이틀만에 태변을 봐야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원주에 있는 세브란스병원에 입원을 했었습니다. 

그당시 저희 아기가 의심되던것이 선천성 거대결장증인데, 다행히 세브란스 입원하고 태변을 봐서 퇴원을 하게되었습니니다.

그러고 5월~ 6월은 정상적으로 배변을 봤고, 7월 갑자기 변비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동네 소아과를 여러번 다녀왔는데, 의사선생님들마다 변비에 대한 치료제를 주실뿐 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으시더군요. 저도 그래서 그냥 그렇게만 생각했습니다.


애기 변비에는 소아과 선생님들 및 인터넷이 권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분유를 권장량보다 진하게 탄다 

2. 분유의 종류를 바꿔본다.

3. 물을 먹인다.

4. 장맛사지를 한다. (애기배를 시계방향으로 손바닥으로 돌려준다. 살살)

5. 장 보조제를 먹인다 (비오비타 등, 이것도 의사선생님마다 의견이 다릅니다.)


위의 내용으로 잘 해결이 안되면 다음과 같습니다.


6. 항문 관장을 한다. (의사선생님마다 의견이 다르십니다. 왜했냐? 하는게 더 중요하다 등 완전 다릅니다. 혼란스럽네요)

7. 변비약 처방 (뭔지 모르겠습니다. 저희는 한 번 먹이고 말았습니다.)

8. 수지관장 (항문 속에 손가락을 넣고 파내 주는 것, 피가 나와도 놀래지 마세요)

9. 듀파락 처방 (먹는 관장약입니다. 몸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여기서 전문 선생님이나 간호사가 아니고서는 항문관장을 하면 대부분 변비인 아가들은 항문 입구에서 조금 넣다가 놀래서 빼거나 그냥 똥에 막혀서 액이 충분히 작용도 하기전에 새나와 버립니다. 즉 할거라면 전문적인 분들을 추천합니다.


또한 손가락으로 도움을 주는 수지관장의 경우는 피가 꽤나옵니다. 다행히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하니 항문에서 피나왔다고 기절하지 마세요.


일단 저희 아기는 7월 들어서 부터 8월 말까지 위의 내용들을 해보았으나 별 차도는 커녕 전혀 반응이 없었습니다.

항문관장의 경우만 전문적으로 받으면 좀 쌀뿐... 나머지는 반응이 없습니다. 듀파락도요.


그래서 태변 문제로 입원을 했던 원주 세브란스 병원에 방문합니다.

소아과에 접수를 하고 이때까지만해도 저는 크게 걱정을 안했습니다. 아내의 지나친 확대해석이라고만 생각을 했기때문입니다.


아기상태를 보던 교수님이 매우 꾸지람을 많이하십니다. "아기한테 너무 무심한거 아니냐?" "애기가 매우 위험하다." "어떤 의사가 관장을 하라고 했냐?" 등 등 많이 혼났습니다.


부랴부랴 X레이를 찍었는데, 보시더니 빨리 입원하고 검사 및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이런 경우는 거대결장이 확정적이라고 하십니다. 


멘붕에 빠진 저와 아내는 자책이 시작됩니다. 물론 자책을한다 해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러던 중 이왕 위험한거 수술할거면 서울 큰병원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에 아산병원 및 이런 곳을 알아봅니다.


아산병원 전화 예약하실 분들은 전화 거시고 나오는 ARS에서 일단 번호 누르지 말고 기다리시면 다른 곳 전화번호 안내가 나옵니다. 여기서 예약을 하셔야 합니다. 


일단 예약을 잡아보니 한 주 정도 기다려야 합니다. 교수님들이 다 안계시다고 합니다. 응급으로 가야할지 이곳에서 수술을해야 할지 정말 혼란스럽습니다.


그래도 서울로 가기로 합니다. 서울로 가려고 하니 세브란스 교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가도 좋은데 위험하니 하루 입원해서 관장 및 변만 빼고 가라고 말이죠.


결국 하루 입원 및 관장을 합니다. 어차피 서울병원가면 또 다시 검사를 해야하기 때문에 여기서 중복 검사를 안하려고 합니다.

분명 하루 입원 및 관장만을 하기로 했으나, 난데없이 X레이및 피검사를 하자고 합니다. 일단 X레이만 하고 피검사는 안합니다.


애기는 변을 봤으나 기존 관장을 했을때와 다른건 없습니다. 특별히 봐주고 그런 것도 없습니다. 왜 입원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다음날 교수님이 오셔서 진짜로 갈껀지 물어보십니다. 일단 가기로 했으니 그렇다고 말씀드립니다.

교수님이 어디를 가도 좋으니 빨리 가서 입원 및 치료를 하라고 하십니다. 마음이 더 급해집니다. 멘붕이 심해집니다. 촌각을 다툰다고 하시니 더합니다. 


마침 서울삼성병원이 유명하다하니 아내가 예약을 잡는데 유명한 교수님이 마침 다음 날 가능하다 하시니 기다립니다. 


' 촌각을 다투는 일을 하루를 기다려야 하니 정말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일년같던 하루가 지나고 원주에서 서울로 한 달치 짐을 싸들고 새벽같이 달려갑니다. 우리는 입원은 당연한거고 당일 수술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기때문에, 살림이란 살림 다 챙깁니다.


삼성의료원에 9시 20분 예약인데 8시에 도착했습니다. 정말 주변에 아파트 단지 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삼성의료원 가시는 분들은 일원역에서 셔틀버스가 7분마다 있다고 하니 그거 타셔도 됩니다.


정말 거대합니다. 그냥 도시입니다. 태어나서 이렇게 큰 병원은 처음 와봅니다. 저는 아직 큰병원을 와본적이 없기때문에 정말 놀랍도록 큽니다. 



본관 입구에 들어서면 이렇게 유모차가 있습니다. 무상으로 대여가 가능합니다. 유모차를 따로 가지고 오실 필요가 없습니다.


지하1층에는 빵집, 편의점, 큰 식당 등이 있습니다. 우리도 남은 시간동안 한 끼 먹으려고 합니다.


정말 식당가 뿐만 아니라 깔끔하고 큽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싸다는 병원이자, 삼성 다운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아침 10시 이전에 조리가 가능한 곳은 기픈탕맛? 이라는 한식당만 입니다. 나머지 중식당 등은 10시 이후에 가능합니다. 

가격은 저렴한 편입니다. 바지락 된장국과 설렁탕인데 맛은 정말 삼성스럽지 못합니다. 물론 입맛이 없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본관1층 우측에 자리잡은 소아병동에 시간이 되서 도착하니 우리애기는 아픈것도 아닙니다. 온통 머리를 빡빡밀고 마스크를 착용한 애들이 가득합니다. 정말 마음이 쓰립니다.

 

소아병동 입구에 있는 계측실에서 키와 몸무게를 잽니다. 키는 평균보다 크고, 몸무게는 살짝 미달이라고 합니다. 

 

거대결장증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반복적인 구토

2. 배변 및 변비 장애

3. 성장장애

 

대부분의 선천성거대결장증은 말그대로 선천적이지만, 후천적으로도 올 수도 있다고합니다. 

 

9시 20분이 되어서 드디어 교수님을 만납니다. 더욱 긴장이 됩니다. 코메디언 서영춘을 생각나게 하는 교수님인데, 수지관장을 해보시더니 똥이 꽉차있다고 하십니다. 좌절스러운 기분입니다.

 

그리고 과거의 내용들을 들으시고는, 보조의사? 분과 간호사분께 알아들을 수 없는 영어로 이야기들을 하십니다.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3일대장 투시 검사, 11일 X레이 및 직장항문검사 24일 검사 결과 전달

 

촌각을 다투는일인데... 좀 이상합니다. 교수님의 반응은 심각하지도 않고, 그냥 약 처방해줄테니 먹이라는 말뿐입니다. 

그래서 재차 여쭙니다. 그래서 검사결과는 교수님이 해외 학회때문에 좀 길 수 있으니 12일날 다른 의사선생님께서 들으시라고 하십니다. 

 

거대결장이 아닐 수도 있고, 변비일 수도 있으며, 심각한 수준이거나 그런거 전혀 아니랍니다. 

이말을 듣는 순간 기운이 풀립니다. 어떤 교수님의 말씀이 사실인지 혼란만 올뿐 미칠꺼 같습니다. 그래도 좋은쪽으로 생각하고싶은 생각만 듭니다.


원주 세브란스에서는 당장에 입원 및 검사 그리고 최대한 빠르게 수술이고 촌각을 다투는 일인데...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약 먹이고 검사 좀 받아보고 나중에 문제되면 수술하자... 왜 심각해? 이런 분위기입니다. 


무엇이 맞는 걸까요???


교수님이 지어주신 처방을 받아보니 과거에 소아과에서 받았던 듀파락? 이라는 똑같은 약입니다. 단지 양이 기존에는 3CC 였는데, 이번에는 4CC 입니다.


과거에도 전혀 반응이 없었기 때문에 다시 여쭙니다. 그럼 횟수를 늘리라고 합니다. 일 1회에서, 그래도 반응 없으면 1회씩 늘리라고 하십니다.


삼성서울병원 교수님의 말씀에 따르면 듀파락은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습니다.


1. 반드시 수유와 수유 중간 사이에 먹일것 (영양 섭취에 문제 발생)

2. 성인도 먹기 힘들 만큼 고약한 맛임

3. 먹는 관장약임 (자주 먹는다고 문제되는것은 아님)


반신반의하는 마음에도 왠지 안도감도 들고 그런데... 어쨌든 원주로 향하면서 간호사실에 문의를 드렸습니다.


사실 이글에 핵심이기도 합니다.


어떤병원이든 뭐든 선천성 거대결장증에 대한 인터넷상 혹은 전화상으로 비용이나 기타 일정을 알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우리아기의 경우와 제가 직접 찾아가서 알아본 내용들을 공유드립니다.


저희 애기는 3차병원(대학병원 같이 큰곳) 을 오기전에 원주의료원에 와서 소견서를 받았습니다. 그래야 보험할인이 됩니다. 

금 일 진료비 및 앞으로 시행할 두가지의 검사와 X레이 등으로 해서 총 22만원 정도가 결제되었습니다.


즉 수술전에 들어가는 비용은 검사와 진단으로 22만원입니다.


만약 좋지 않은 결과라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아래와 같이 답변이 왔습니다. (다른 병원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아기들마다 상황이 다르기때문에 정확한 금액은 나올 수 없다고 합니다. 입원기간은 회복까지 해서 1주일 정도라고 합니다. 

앞서서 줄서계시던 아주머니들께 여쭤본 봐로는 다음과 같기도 합니다.


간에 혹이 있어 태어나서 수술한 아이 총 비용은 약 198만원, 편도이상 및 수술한 아기도 190만원 정도 라고 합니다. 다른 병원 대비 비싼지 어떤지는 모르겠습니다. 가본적이 없어서요.


그리고 입원을 하게 되면 6인실 및 3인실 2인실 등이 있으나, 그날 상황에 따라서 어떤 병실이 있을지는 모른다고  합니다.

6인실의 경우는 아기의 처방에 따라 입원비가 다른데 기본은 다음과 같다고 합니다.


건강보험 내주는 비용외 개인 부담은 1일 잠자는 비용 1만원, 그러나 실제로 처방에 뭐에 이런게 붙기때문에 적어도 3~4만원 이상이 개인이 부담한다고 합니다. 즉 4만원이 개빈부담 잡으면 한 달 입원이면 순수히 입원비로 120만원인 것이죠.


집에온 우리아기는 검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다음의 차이가 있습니다.


오자마자 처방 받은 약을 정확히 4CC 먹입니다. 삼성서울병원 교수님이 손가락으로 항문에 넣어서 체크했을때 똥이 조금 파져서 나왔는데요, 나온지 얼마안되서 정말 돌덩어리 같은 비엔나소시지 사이즈의 변을 봤습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도 다시 비엔나같은 변을 다시 봤습니다. 그리고 약을 먹인 후부터 아기배에서 폭풍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어제 도착하고 나서부터 변을 많이 보기 시작합니다. 


와이프에게 물어보니 듀파락이 애기들이 먹기가 매우 힘든 약인지 몰랐고 그동안 애기가 먹으면 토했기때문에 그이후 먹이지 않았었다고 합니다. 즉 약은 먹였으나 제대로 먹인것도 약발을 본적도 없었다는 것이죠. (이게 함정이었네요) 듀파락 처방 받으신 부모님들은 주의 하세요


제대로 약발을 보기시작한 어제부터는 변을 보기 시작합니다. 그나마도 다행이고 그것을 제대로 체크못했던 나의 잘못입니다.

일단 검사가 진행되어봐야 정확한 상황을 알 수 있기 때문에 그저 기다리고 있을뿐입니다.


앞으로도 진행되는 상황은 이곳에 올려드려서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반응형

댓글